제10회 포은문화제 개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
2012-05-10 천홍석 기자
포은 정몽주 선생은 기울어 가는 고려왕조를 위해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 선죽교에서 죽임을 당한 충절의 표상이자 조선시대 통치이념이었던 성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정치 사상가이다. 특히 이방원이 선생을 회유하기 위해 ‘하여가’를 지어 보이자 정몽주 선생은 자신의 충정을 ‘단심가’로 화답한 것은 유명하다.
이번 포은문화제에서는 추모선양행사를 비롯하여 각종 경연대회, 무대공연, 전통문화 체험, 용인의 역사인물 조명 등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꾸며진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리는 각종 경연대회가 금년부터 경기도 대회로 확대하여 개최하는 것이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둘째날인 21일(토)에는 정몽주 선생이 복권되어 묘를 그의 고향인 경상도 영천으로 이장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천장행렬이 열리게 되는데, 국장(國葬) 수준의 장례인 예장(禮葬)의 예를 갖추었다는 기록에 따라 이를 재현하는 행사이다. 천장행렬은 12일 오전 9시 30분부터 처인구 종합운동장에서 시작하여 사거리와 처인구청을 지나 통일공원까지 이어지고 장소를 모현면 능원초등학교로 옮겨 11시 10분부터 묘소까지 행렬이 이어지게 된다. 천장행렬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조선시대의 국장이나 예장의 장엄한 광경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무대에서는 천장행렬이 들어오는 11시 30분부터 판소리 명창의 만가(輓歌) 공연이 진행되고 이어 12시에는 제10회 포은문화제 기념식이 열리게 된다. 기념식에 이어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김창기 향음예술단의 사물놀이 축하공연이 이어지고 오후 1시부터는 육군 제 55사단 군악대의 마칭밴드와 타악 공연이 진행된다. 오후 2시부터는 재미있는 인형극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악기를 소개해 주는 국악 인형극 ‘덩덩쿵 따쿵’이 공연되고 3시부터는 용인시 관내 5개의 합창단이 출연하는 가곡합창제가 열리게 된다.
행사 마지막 날인 13일(일) 오전에는 옛 과거시험을 재현하는 제10회 전국 한시백일장이 열린다. 포은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옛 선현들의 정신과 슬기가 담겨있는 한시 문학을 오늘에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전국 한시동호인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는 한시백일장은 포은 선생의 충효예(忠孝禮) 정신을 바탕으로 정해진 시제와 압운에 따라 한시를 지어 자웅을 겨루게 되며, 장원 급제자에게는 임금이 내리던 어사화(御賜花)를 복두에 꽃아 준다. 매년 전국의 유림 200여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참가자는 의무적으로 도포를 입고 유건을 쓰는 등 전통 복장을 해야 한다.
한시백일장에 이어 12시부터는 퓨전 국악공연으로 실내악과 타악 공연이 이루어지고 이어서 용인문화원 예술단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오후 3시부터는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가 무대행사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하회별신굿 탈놀이는 파계승에 대한 조소와 양반의 잘잘못에 대한 비난으로 이루어진 풍자극인데, 198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었다. 탈놀이의 놀이마당은 모두 6마당이루어지며 약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용인은 기호학파 유림들의 본향이라 할 정도로 수많은 유학자가 모셔진 고장이다. 포은 정몽주 선생을 비롯하여 그의 도학사상의 학맥을 이어온 정암 조광조 선생, 기묘명현의 표상인 십청헌 김세필과 음애 이자 선생, 사례편람을 지은 도암 이재 선생과 "동창이 밝았느냐”의 약천 남구만 선생, 실학의 태두라 불리는 반계 유형원과 번암 채제공 선생, 병자호란 당시 삼학사로 청나라에 끌려가서도 절의를 지킨 추담 오달제 선생, 그리고 여성 실학자 사주당 이씨 등 용인의 유림들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항일 독립운동을 벌인 ‘용인의 항일 독립운동가전’이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리게 된다.
특히 제10회 포은문화제에서 돋보이는 것은 포은 선생의 삶과 정신을 이야기로 엮어 널리 알리고, 다양한 형식의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기 위해 실시하는 전국 스토리텔링 공모전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연구센터와 (사)경기역사문화콘텐츠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포은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중고등부, 대학부, 일반부로 나누어 실시하며 포은 선생 관련 이야기뿐만 아니라 용인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참가자 접수는 5월 10일부터 29일까지이다.
이처럼 제10회 포은문화제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절과 학덕을 기리고 선현들의 지고한 정신문화를 계승한다는 취지로 전통문화의 토대 위에 현대적 문화요소가 조화된 종합축제이다. 포은 선생의 학맥과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을 조명하는 유학 테마가 돋보이며 참가자들에게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우리것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어 단순히 보고 느끼는 수동적 관객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능동적 관객으로 행사장에 찾아오길 권한다.
포은문화제가 열리는 정몽주 선생 묘역은 죽전 단국대학교 앞에서 43번 국도 광주방향으로 약 10분 거리, 모현면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에서 수원방향으로 약 15분 거리, 그리고 서현역에서 광주방향으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