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 용인시 공무원 장기근속 예산삭감 논란

시의원들 의정비먼저 삭감시켜라 불만속출

2022-12-26     천홍석 기자

용인시가 지난 2004년부터 명예와 격려 차원에서 30년 일한 공무원에게 지급하던 120만원의 예산이 반토막 났다.

용인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난 12월13일 268회 정례회에서, 용인시가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을 심의했다. 이 예산안에는 30년 이상 일한 공직자에게 주는 격려품 예산도 포함돼 있었다. 내년에 격려품을 받게 되는 공무원은 77명으로 각각 120만원씩 총 9240만원이다.

현재(12월23일 오전 기준) 매매 금시세를 감안하면, 120만원에 해당하는 금은 4돈이 채 안 되는 3.6돈 정도다.

이날 예산결산위원장을 맡은 유진선 시의원은 “20년 전에는 이렇게 고생했으니, 시민들이 이해할 것 같은데, 지금은 시민들에게 문제 제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예산은 반토막 났다. 용인시의회가 삭감 사유로 내세운 건 ‘과하다’였다. 60만원으로 금을 사게 되면 약 2돈가량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용인시 공직자들의 내부 소통망에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용인시 공무원들을 용인시의회 유진선 의원을 향해 강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익명으로 글을 쓴 A공무원은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30년을 용인시를 위해 힘들게 봉사해왔는데, 어느 공감 능력 없는 무개념 시의원 하나 때문에 혈세가 낭비된다는 식의 무개념으로, 단칼에 자르다니 너무 어이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다른 공무원들은 “공무원 월급이 다 시민 세금으로 지원되면, 본인(시의원)의 월급도 마찬가지고, 그럼 다 죽자는 건가? 기본이 되는 시의원이 뽑혔으면 좋겠다”, “이제 공무원 연금도 별 볼 일 없는데, 수십년을 힘들게 버틴 세월의 보상을 이렇게 처리하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외에도 “깎을 걸 깎아야지, 공무원도 유권자다 기억하겠다”, “30년 고생하고, 돌 반지 정도 받는 건가”, “복지예산 줄이는 회사와 나라에 미래는 없다”, “시의원 의정비부터 50% 삭감하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등의 불만에 썩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