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식 전자무기로 대응
“북한의 장사정포는 1시간에 1만여발 정도 서울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국회 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민구 합참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가 340여문 정도 된다. 만약에 북한이 개전 초기에 장사정포로 공격하게 되면 수도권의 피해 예측은 어느 정도냐”는 당시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한 시간에 1만여발 정도 떨어지면 서울 면적의 2% 정도가 파괴되고, 연속으로 10시간 이상 공격하면 20% 가까이 파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가스, 전기 등 폭발사고가 같이 일어나면 피해는 대단히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전 하루 내 장사정포 100% 파괴 목표)
때문에 북한 장사정포는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와 함께 대표적인 북한의 비대칭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장사정포는 최대 사거리 54㎞인 170㎜ 자주포와, 최대 사거리 65㎞인 240㎜ 방사포(다연장 로켓)를 의미한다.
북한은 1.100여문의 장사정포를 DMZ(비무장지대)인근 전방지역과, 서해안 등에 배치해 놓고 있다. 이 중 서울 등 수도권을 직접 위협하는 것은 340여문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이 장사정포들이 시간당 1만 여발의 포탄을 서울 도심에 퍼부으면,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장사정포들을 평상시엔 갱도(동굴) 진지에 숨겨놨다가, 유사시에 밖으로 꺼내 사격한 뒤 4~6분 내에 다시 갱도 진지 안으로 집어넣어 우리 대응 포격을 피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따라서 북한 장사정포들이 1차 사격한 직후 이들의 발사 위치를 즉각 파악해 포들이 갱도 진지 안에 다시 들어가기 전에 파괴하거나, 포가 갱도 진지 안에 들어간 뒤라면 진지 입구를 파괴해 2차 사격을 위해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군 당국은 탐지 및 타격능력의 한계 때문에 한동안 개전(開戰) 3일 이내에 북 장사정포의 70%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이후 ‘개전 하루 내 장사정포 100% 파괴’로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전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목표대로 ‘개전 하루 내 장사정포 100% 파괴’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북 포격 시작 후 적어도 몇 시간 동안은 장사정포 공격을 받아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된다.
아이언돔-수도권 방어에 24기 발사대 필요
이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날아오는 장사정포 포탄(로켓탄)을 직접 맞혀 파괴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군 당국은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이후 지난해 초 이스라엘 요격미사일시스템 ‘아이언 돔(Iron Dome)’을 비롯한 C-RAM(Counter-Rocket, Artillery, and Mortar)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며 합참에 주장했다. C-RAM은 말 그대로 로켓탄, 포탄,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무기들이다. 여기엔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때 주목을 받은 아이언 돔 외에 첨단 대공포, 레이저 광선 무기가 포함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언 돔은 1개 포대가 다기능탐지레이더, 교전·사격통제소, 4~6개의 요격미사일(타미르)발사대로 구성돼 있다. 1개 발사대에는 20발의 타미르미사일이 탑재된다. 타미르미사일은 길이 3m, 무게 90㎏, 직경 16㎝의 소형이다. 보통 4~10여㎞의 사정거리를 갖지만 최대 30~50㎞로 늘어날 수도 있다.
아이언 돔은 레이더가 적군 로켓탄이나 포탄이 날아오는 것을 탐지, 교전·사격 통제소에 알려주면 통제소에서 미사일발사대에 지령을 내려 타미르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요격한다. 이스라엘은 1개 포대당 4기의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5개 포대(발사대 20기)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1월 15일부터 17일 사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탄 737발 중 인구 밀집 지역으로 날아온 273발에 대해 격추를 시도해 245발을 요격, 약 90%의 요격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언 돔으로 강화도를 포함한 수도권을 방어하는 데는 24기 가량의 발사대(미사일 480발)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아이언 돔 포대 1개가 560억)
아이언 돔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싸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비효율적이고, 동시에 수백 발의 포탄·로켓탄이 날아올 경우 제대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한다. 아이언 돔 1개 포대 가격은 560억여원에 이르고, 타미르미사일 1발은 5800만~70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로켓이나 포탄은 1발에 수십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요격 대상에 비해 100배 가까이 비싼 무기를 쓰는 것이 과연 효율적이냐는 얘기다.
미국이 함정에 탑재된 근접방공시스템인 ‘팰링스’를 개량한 ‘센추리온(Centurion)’, 독일이 스위스의 ‘스카이실드’를 개량한 ‘만티스(MANTIS)’가 이미 실전 배치돼 있는 대공포형 시스템이다. 센추리온은 20㎜ 포탄을 분당 최대 4500발, 만티스는 35㎜ 포탄을 분당 최대 1000발을 각각 쏠 수 있다. 미사일에 비해 최대 사정거리가 2~4㎞로 짧다는 것이 단점이다.
한때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했던 레이저 무기를 활용한 C-RAM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THEL은 이스라엘 북부의 헤즈볼라가 보유한 러시아제 카추샤로켓의 무차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미 육군과 이스라엘이 1996~2000년 공동 개발했다.
사정거리는 수㎞로, 한 번 레이저 광선을 쏘는 데 드는 돈은 약 3.000달러다.
기관포탄보다는 비싼 셈이다.
약 60회의 연속 발사가 가능하고, 탐지부터 발사까지 약 7초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나라도 1990년대 말 이후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인데, 장사정포 요격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