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 문체부2차관 전격사퇴

박정부 인사논란 재연되나?

2013-09-11     용인종합뉴스

'공문서 위조' 의혹을 받아온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0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에 어떤 형태로든 주름이 지게 됐다.

박 차관의 사의 표명은 지난 4일 출국해 8일간 러시아ㆍ베트남 순방길에 나선 박 대통령의 11일 귀국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의 국외 순방 중에, 그것도 순방의 막바지 단계에서 '인사 사고'가 난 점에서 지난 5월의 '윤창중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

박 대통령이 취임후 첫 미국 방문에서 돌아오기 하루 전날 윤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돼 급거 '나홀로' 귀국한 것과 '닮은꼴' 상황이다.

이번 박 차관의 사표제출 배경도 성격은 차이가 나지만, 큰 틀에서 '도덕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인사검증 부실 논란의 재연을 예고하고 있다.

박 차관은 차관에 임명되기 전 직접 운영하던 목동사격장의 명의를 가족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서울시 체육관리사업소가 발급한 공문서인 '공유재산 유상사용 허가서'를 변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형법상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는 것이 의혹을 제기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박 차관은 임명될 때 사상 첫 체육 국가대표 출신으로도 관심을 끌었지만 그가 1970∼1980년대 '피스톨의 전설'로 불리며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호원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그의 사퇴로 인한 '충격파'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ㆍ베트남 순방에서 '세일즈 외교'에 몰두한 뒤 귀국 이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국정에 진력할 계획이던 박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석기 사태' 이후 수세에 몰린 야당은 당장 공세를 취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창중에서 박종길까지 박 대통령의 인사에 관한 능력을 근본적으로 의심해볼 상황"이라며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호원을 지냈던 인연으로 박 대통령이 특별히 챙겼을 인사임에도 치명적인 도덕적 하자가 드러난 만큼, 박 대통령의 밀봉인사 부실 인사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윤창중 사태' 직후인 지난 5월15일 국내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래도 역시 한 길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은 제가 또 언제 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기왕에 임명된 사람이나 앞으로 임명할 인사 중에 자신이 실망할 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는데, 이를 깨닫는 시기가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너무 빨리 다가온 듯하다고 여권 관계자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