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예산 줄인다, 모두 거짓말??

시정구호 교체 수억 예산낭비 될 듯

2014-06-20     천홍석 기자

자치단체장이 바뀌는 4년마다 반복되는 시정구호 교체로 시간과 인력, 수억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정구호란 단체장의 공약이나 철학, 이념 등을 함축적으로 담아 표현한 문구로, 대형광고판, 시정게시판, 버스정류장 등 광범위하게 설치돼 있다.

실제 용인시는 민선 5기 출범 당시, 전임 시장 시정구호였던 ‘세계최고 선진용인’에서 ‘함께하는 행복한 용인’으로 바꿨다. 이때 교체비용으로 2억3000여만원이 들었다. 그것도 대략적인 금액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시정구호 설치 현황은 건물 옥상 대형광고부터 도로 옆 분리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해 개수나 예산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며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당시 구정구호 교체비용으로 대략 2억3000여만원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찬민 용인시장 당선자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겠다.”면서도 “시민공모 등을 통해 시정구호를 정할 예정으로, 현재 설치된 시정구호 간판 등은 시 형편에 따라 점차적으로 교체해 나가겠다.”고 말해 인수위원 인원도 예산을 줄이기 위해 최소인원으로 줄였다는 정 당선자의 말은 거짓으로, 또 다시 수억원의 예산이 낭비 될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냉랭한 반응이다.
수지구에 사는 한 시민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정구호부터 바꾸는데, 이는 일종의 영역표시에 불과” 하다며 “쓸데없는 시간과 인력, 예산을 낭비하는 시정구호만 바꾸지 말고, 자신의 공약이나 시의 현안 등을 소신 있게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용인시가 수천억원의 빚을 갚으려면 먼저 불필요하게 새나가는 돈부터 막아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시정구호 설치가 아닌 특정 장소에 제한적 설치 등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외국의 경우 한번 정한 도시브랜드를 오랜 기간 사용하고 있다.
미국 뉴욕은 ‘I love New York’, 일본 도쿄는 ‘Yes! Tokyo’ 서울은 2002년부터 별도의 시정구호 없이 ‘Hi Seoul’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