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 의장, ‘다 쫓아내라’ 고함치며 막말

엉망진창 의사진행 자질논란

2015-05-01     천홍석 기자

 

제7대 용인시의회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바로 4월29일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의원들이 보여준 태도 때문이다.

이날 열린 본회의는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상정된 ‘용인시 도시계획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해 통과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이번 경사도 완화와 관련된 개정안을 찬성하는 시민 40여명과, 반대하는 시민 100여명이 함께 방청했다. 그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이란 얘기다.

박남숙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했다.
박 의원은 “기흥구의 얼마 남지 않은 녹지를 지쳐야 한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몹시 뿔이 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에게도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시의회는 집행부의 시녀가 아니다. 시민들이 원하고 살고 싶은 용인을 만들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홍종락 의원이 정회를 요청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박 의원을 향해 “우리가 시장의 시녀고 꼭두각시란 얘기냐”며 고함을 질렀기 때문. 이후 동료의원들에 의해 홍 의원은 본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매끄럽지 않은 의사 진행으로 방청객들로부터 비난도 쏟아졌다.
당초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돼 있던 본회의는 20분이 지나서야 열렸고, 이후 정회와 속개가 수차례 반복됐지만, 한 번도 속개 시간은 지켜지지 않아 길게는 1시간 가량을 마냥 기다려야했다. 이 과정에서 왜 늦어지는지 설명을 듣지 못한 방청객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시의원 간 이견 때문이라고 시의회 사무국은 뒤늦게 알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시 당초 이 개정안을 상정한 도시건설위원회부터, 충분한 논의와 합리적 방안을 고민해 본회의에서 다루지 않고, 이제와 고민하느냐는 항의성 말들이 방청석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방청객들이 소란스럽다며 유래 없이 신현수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퇴장 명령을 내리자 시민들은 “아침부터 결과를 지켜보러 왔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상식이 있는 의장이냐”며 항의했고 이에 신 의장은 방청석을 향해 “다 내보내라”고 고함을 지르는 등 분위기가 격화됐다.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시작된 본회의는 장장 9시간을 넘긴 저녁 7시 30분께 끝이 났으며, 경사도 관련 개정안은 무기명 투표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4명 중 9명이 불참하고, 3명이 투표, 나머지 1명은 본회의 도중 자리를 비워 반쪽짜리 투표로 통과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의원의 신분으로 보여선 안 되는 감정적인 행태도 시민들 앞에게 서슴치 않았다.
내용은 이렇다. 본회의가 끝난 뒤 의원대실에서 A의원이 B여성의원에게 막말을 했고, A의원은 막말을 한 것은 맞지만 B의원은 자신에게 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의원은 투표 방식을 무기명이 아닌 기명으로 할 것을 계속 요구해 왔고, 이 과정에서 시간이 계속 지연되자 A의원이 불만을 드러냈다는 전언. 당시 의원대기실 출입문 앞에는 시민 50여명이 B의원에게 욕을 한 A의원 얼굴을 보겠다며 소란을 피우자 경찰이 출동, 다행히 별다른 마찰 없이 사태는 수습됐다.

한편  ‘용인시 도시계획 일부 개정 조례안’에 통과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시민 원모(여.46.수지구 상현동)씨는 "일단은 한번 시행해 본 뒤에 잘못된 점들이 나타나면, 용인시 조례안을 수정해서 더 좋은 조례안으로 만들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난리들인지 모르겠다. 항간에 떠도는 괴소문은 아직 정확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믿어서도 안되고, 믿지도않는다. 의원들이 조금만 더 성숙한 의정활동과 행동을 시민들에게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하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