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아파트 입주민, ‘마스크 안썼다’며 택배기사 형제 무차별 폭행
용인 아파트 입주민, ‘마스크 안썼다’며 택배기사 형제 무차별 폭행
  • 구명석 기자
  • 승인 2020.05.22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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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택배기사 형제 위해 서명운동 및 엄벌촉구
택배기사 동생 '대학 등록금' 위해 택배 배송 시작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행폭언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용인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택배기사 2명을 폭행한 30대 입주민이 경찰에 입건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용인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쯤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기사 A(30)와 함께 일하던 친동생 B(22)가 입주민 C(35)에게 폭행당했다

C씨에게 폭행당한 택배기사들은 형제로 1명은 갈비뼈에 금이 가고, 다른 1명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심하게 다쳤다.

AC씨가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말한 뒤 폭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숨이 차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었는데, 이를 본 C씨가 A씨 형제에게 마스크를 똑바로 쓰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C씨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지난 4월부터 A씨가 해당 아파트에 올 때마다 "너 아직도 이렇게 사냐"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근무하는 택배업체에 허위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A씨는 주장했다.

동생 B씨는 군 제대 이후 등록금 마련을 위해 형과 함께 택배 배송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이 많다보니 친동생과 같이 일을 하게 됐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해당 아파트를 담당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이 남성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 C씨는 "며칠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 택배기사들을 향해 '마스크를 쓰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은 적이 있는데, 사건 당일 또다시 마주쳤고 시비가 붙었다""상대방이 먼저 내 몸을 밀치길래 때렸다"고 진술했다.

용인서부경찰서는 C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일부 몰상식한 주민의 횡포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끔찍한 폭행을 저지른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파트 몇몇 주민들은 지난 20일부터 입주민들을 상대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택배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탄원서'를 만들어 서명 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단지 안 주민으로서 참 부끄럽고 죄송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탄원서를 작성 했습니다"라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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