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장애인특수학교 '용인 다움학교' 개교
용인 장애인특수학교 '용인 다움학교' 개교
  • 천홍석 기자
  • 승인 2021.03.1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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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전 용인시의원의 각고의 노력 끝에 개교

"아들, 사랑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재미있게 놀아.“

3월 5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 995번지에 개교를 한 장애인특수학교 '용인다움학교' 1층 로비.

기흥구에 사는 40대 초반의 주부 A씨가 10살 자폐아 아들을 뒤에서 껴안으며 얼굴에 입을 맞췄다.

책가방을 멘 아들은 엄마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네" 한마디 하고는 선생님의 손을 잡고 교실로 사라졌다.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이 특수학교에 잘 적응할지 걱정돼, 몇 날째 잠을 설쳤다는 A씨는, 의외로 아무 소동 없이 새 학교, 새 교실에 들어가는 아들이 대견해 울컥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자폐아의 경우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일이 많은데 아들이 예상과 달리, 너무 순순히 교실로 들어가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A씨는 "우리 아들처럼 자폐나 신체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일반 학교에 다니는 것은, 아이나 부모에게 매우 힘든 일인데, 용인시에 이렇게 특수학교가 새로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면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선생님들에게,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을 연 장애인특수학교 용인다움학교에는 용인에 사는 장애아와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따로 개교행사를 열지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도 꽤 많이 찾아와 개교를 축하했다.

마스크를 쓴 학부모와 학생들은 개교를 기념해 깔아놓은 빨간색 카펫을 밟고 로비에 들어가, 반갑게 인사하는 선생님들과 눈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었다.

축하용 풍선이 걸려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교실과 복도를 다니며 새로운 학교를 탐방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용인다움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293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용인 최초의 공립특수학교다.

유림동 대로에서 1㎞가량 올라가야 하는, 산 밑 막다른 곳에 자리한 이 학교는 장애를 가진 유치원생, 초·중·고3 졸업생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직업훈련을 하게 된다.

지상 4층 건물에 일반 교과목을 가르치는 일반교실(32실), 심리안정실과 다목적실 등 특수교육을 위한 특별실(29실)을 갖추고, 특수교육과정을 이수한 교사 52명을 확보했다.

용인다움학교는 ▲유치원 2학급 ▲초등학교 12학급 ▲중학교 6학급 ▲고등학교 6학급 ▲전공과 6과 등 총 32학급(정원 200명) 규모이지만, 현재는 26학급에 141명 모집이 완료됐다.

장애아들이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기 싶지않아 전학을 꺼리거나, 신설학교여서 한동안 지켜보는 학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정원이 차지 않았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용인다움학교는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서둘러 개교하면서, 교육기자재를 다 갖추지 못해,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려면 몇일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영숙 용인다움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는 주민 공동체, 교육청, 시청의 관심과 지원, 사랑 덕분에 문을 열게 됐다. 도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 면서 "학생들이 가진 저마다의 특성을 일깨워 꽃피울 수 있도록, 교육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건영 전의원
이건영 전의원

'미완의 개교'이긴 하지만 이 학교가 문을 열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인구 유방동의 현재 부지를 확정하는 데만 4년이 걸렸다.

2014년부터 장애인특수학교 건립을 추진해온, 이건영 전 용인시의원의 노력과 역할이 아니었으면 학교가 개교하기 힘들었다고 들 말하고 있다.

당시 3선의 시의원이던 그는, 특수학교 건립부지를 찾아다녔으나, 장애인이 다니는 학교가, 거주지 근처에 들어오는 것을 반기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일반주택 주민들도, 모두 손사래를 치면서 4년간 3곳에서 퇴짜를 맞았다.

결국 자신의 지역구인 유방동 주민들을 1년 가까이 설득한 끝에 학교 건립 승낙을 받아, 2017년 12월 용인시 도시관리계획시설 결정이 완료됐다.

또한 지역구 주민에게 오랫동안 믿음을 준 이 의원의 노력 덕분에, 님비(NIMBY) 현상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이후 경기도교육청이 2019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달 준공할 수 있었다.

장애학생도 내가족 처럼 받아준 유방동 주민과 학교를 위해, 용인시가 44억원을 들여 600m 구간에 왕복 2차선으로 학교 진입로를 설치했다.

한편 장애인학교 설립을 위해 경기도 교육청 등 담당부처를, 몇 년에 걸쳐 이해시키고 설득을 한 이건영 전 의원은 ”장애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을 가진 그들과 함께하는데 동의하는 지역민들은 어디에도 없었으나, 유방동 주민들을 1년여동안 찿아 다니며 꾸준히 설득하여,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여, 특수장애인학교를 개교하게 되어, 그동안 많은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경기도교육청과 용인시청 담당공무원들, 그리고 유방동 주민들과 토지주에게 무안한 감사를 드립니다.“ 라고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또한 ”장애인학교를 용인에 설립하기 위해, 휴가를 저의 집사람과 함께 전국의 장애인학교를 찿아 다니며, 그곳의 환경과 실정을 벤치마킹 하러다닐 때, 한마디 불평 없이 옆에서 묵묵히 저를 도와주었던 저의 집사람에게 정말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평생 가지고 살 것입니다.“라고 그동안의 소회를 말했다.

부인 이내옥씨는 남편 활동과 다르게 10년 전부터, 모현면에서 무료 도서실을 운영하며 작은 봉사활동을 했다.

“처음 600권으로 시작해서 10년 동안 책이 만권에 달했어요. 지금 사무실 관계로 못하게 돼서 아쉬워요." 의원 부인보다 무료 도서실 관장을 좋아했던 이씨는, 무료 도서실을 다시 하겠다는 마음까지 전했다.

이 의원이 밖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을 때, 그는 모현면 주민들과 함께 소외된 곳을 찾는다.

22년 전부터 시작한 ‘모현의 좋은사람들’ 모임은, 시각장애인 시설인 소망의 집, 보육시설 소망의 집 등을 찾아, 반찬을 나눠주고 고기도 직접 구워준다.

“앞도 못 보고, 몸도 불편한 어르신들이 과일샐러드를 참 좋아해요.…”순간 이 씨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막혀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이 의원이 “이 사람 또 우네, 이렇게 눈물이 많아요”라며 말하자 그제야 미소를 보였다.

경기도에는 장애인이 다니는 특수학교가, 용인다움학교를 포함해, 공립 14개, 사립 22개, 국립 2개 등 총 38개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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