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복지정책 모두후퇴
박대통령, 복지정책 모두후퇴
  • 용인종합뉴스
  • 승인 2013.09.24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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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국민 사기극 드러나

 
박근혜 정부 복지정책이 '궤도수정'의 기로에 놓임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세수부족 등 재정확보의 어려움에 봉착한 정부가, 결국 기초연금을 비롯해 대선 당시 약속한 '박근혜 복지'의 중핵 요소들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반발과 저항의 조짐이 나오고 있어서다.

봉급생활자들의 부담을 키운 세제개편안 파동 때와는 차원과 강도가 다른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른바 복지 어젠다는 박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경제민주화와 함께 선점했던 기둥 공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26일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방법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이날 국무회의에 새해 예산안이 상정되는 것과 맞물려, 나라 곳간의 어려운 형편을 설명하면서 공약수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부분을 진정성을 담아 설명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공약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경제난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재원확보가 어렵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안을 고수할 경우, 재정 적자가 불가피하고 결국 미래세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면서 국민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족한 복지 재원을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적극적인' 언급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서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공감대 하에 증세도 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기초연금 최종안 발표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점에 맞춰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은, 자신이 직접 나서서 신속히 국민에게 납득할만한 설명을 함으로써, 국민의 실망감이나 민심이반을 최소화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생과 직결되는 '복지공약 후퇴 논란'으로 인해, 국민적 저항이 심해지면 남은 하반기 국정운영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초,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중산층의 유리지갑 털기'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발표 나흘만에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며 신속히 수습에 나선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도 대국민 회견 같은 '직접 소통' 방식이 아니라 국무회의 발언을 통한 '간접 화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메시지의 호소력이 어느 정도 강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게 될 기초연금 공약은 재원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찌감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슈다.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매월 지급한다는 게 애초의 공약이었는데, 오는 26일 보건복지부의 최종안 발표에서 후퇴 쪽으로 손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초연금을 공약대로 실현하는데 새 정부 임기 동안 6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수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재원 확보가 불투명한 것이 후퇴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정부 최종안은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의 70%에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경제적 형편을 고려해, 최고 20만원 한도에서 차등지급'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기초연금 외에도 4대 중증질환(암ㆍ심장ㆍ뇌혈관ㆍ희귀난치성질환) 공약도 후퇴가 불가피한 핵심 복지공약의 하나로 꼽힌다. 그래서 박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처방전'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정부가 대거 부담하면서, 환자 본인의 부담을 크게 낮춰주겠다는 것이 공약의 골자였지만, 환자 부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ㆍ간병비ㆍ상급병실료)가 급여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개선 방안은 올해말까지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을 통해 마련하고, 간병비는 간호인력을 활용한 '보호자없는 병원' 시범사업 등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지만, 공약과 비교해 '후퇴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표 복지'의 대표 주자격인 무상보육 문제도, 재원 부담 문제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심각한 갈등을 빚는 것을 놓고 조정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반값등록금'이나 '고교 무상교육' 등 교육분야 복지공약과 지방 SOC사업 등 정부의 재정이 충분해야 실현할 수 있는 공약들도 후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한편 민주당은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대선에서 공약한 기초연금 도입과 복지정책이 전반적으로 당초 원안에서 후퇴할 것으로 알려지자 '대국민 사기극', '공약 먹튀',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한다'는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을 원안대로 관철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초연금 공약이 대선 승리만을 위한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면서 "집권 1년도 안돼 대선공약들을 무효화한 대국민 사기극의 본말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소득 하위 80%의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민주당의 공약보다 수위를 높여, 모든 노인에게 연금을 지급 하겠다고 약속 해 놓고 집권 후 뒤집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노력도 하지 않고 약속을 뒤집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국민기만 행위이고 그야말로 공약먹튀"라면서 "선거가 끝났으니 사냥개를 버리겠다는 토사구팽적 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기초연금 공약 때문에 노인들이 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반드시 지켜야 한다." 며 "지금 와서 안한다면 참 나쁜 대통령 아닌가."라고 가세했다.
공약을 철회하거나 수정하려면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아무런 설명 없이 이렇게 바꿀 수는 없다" 며 "못하겠다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이해를 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오후 브리핑에서 "대국민 설득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그냥 지나치려는 박 대통령의 처사는 '안하무국민(眼下無國民)'의 자세" 라면서 "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 직접 설명하고, 설득하거나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초연금에 대한 정부 안이 나오면 이를 백지화하고 공약을 원안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법안심사, 예산심사에서 철저히 따지고 대통령 공약을 민주당이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목희 의원은 "정부안이 제출되면 보건복지위에서 다루기보다는, 국회 기초연금 특위를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면서 특위를 구성해 원점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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