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 여성지도자연합회(회장 유향금)는 연합회 회원과 아파트 신 중년 대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녀를 키워본 선배로서 젊은 워킹 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참여 확대’를 주제로 워킹 맘의 통 큰 수다를 진행했다.
회사일은 물론 집안일과 가사 일까지 도맡다시피 하는 워킹 맘들의 삶은 힘겹기만 하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되어 있지 않다보니
많은 워킹 맘들이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거나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닐 수밖에 없다.
워킹 맘들이 누군가의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간은 출근과 퇴근 전이다.
9시 출,근 6시 퇴근이 보편화 되어 있고, 여전히 야근과 회식이 직장 문화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 때 옆에서 누군가가 조금만 도와준다면 워킹 맘들의 행복지수도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 누군가가 피붙이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가까이 사는 믿을 수 있는 이웃을 만나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
특히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우고, 삶에 여유가 있는 신중년들이 나서서 도와준다면 워킹 맘의 어려움이 해결되는 것은 물론 신 중년들도 경제적 활동과 더불어 사회봉사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워킹 맘의 통 큰 수다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자녀를 키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 교육’ 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주성
아이는 엄마의 정성을 먹고 산다고 말한 한 참가자는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를 한 명 또는 두 명만 낳기 때문에, 아이를 지나치게 과잉보호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없게 만들고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로 만든다. 귀한 아이일수록 자녀를 엄하고 강하게 키웠던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자주성을 키우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배려심을 키워줘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실제 어린이집을 운영했던 용인시 여성지도자연합회 회원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놀란 것은 몇몇 아이들은 혼자 밥 먹는 연습을 하지 못 한체 어린이집에 오다보니,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으면 밥을 먹지 못했다. 이는 부모의 지나친 사랑이 오히려 아이에게는 독으로 작용한 결과로,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할 일 예를 들면 밥먹기, 옷입기, 가지고 논 장난감 정리하기, 신발신기 등은 스스로 할 수 있게 유도해야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 대한 신뢰
30여년을 쉬지 않고 일을 한 한 선배 워킹 맘은 “일하는 엄마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할뿐더러,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늘 아이를 신뢰하며 ‘엄마는 항상 너를 믿는다!’ ‘우리 00는 엄마 아빠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절대 잘못된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라는 믿음의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줬더니, 아이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만들어져 사춘기 때도 큰 방황 없이 잘 지나갔다” 며 “엄마의 불안은 아이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으므로, 아이를 무조건 신뢰하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도 “어릴 때 아이가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주머니에 있는 돈을 가져간 적이 있었다. 이때도 아이를 믿기 때문에 다그치기 보다는 부드럽게 타일렀더니 다음부터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 물론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특별 조치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므로 신뢰를 가지고 아이를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 아들을 키운 한 참가자는 “비교만큼 아이를 병들게 하는 것도 없다. 형제끼리는 물론 옆집 아이, 친구들과 절대 비교해서는 안 된다. 유대인 격언을 보면 ‘자녀의 두뇌는 서로 비교하지 말되 개성은 서로 비교하라’는 말이 있다. 우리 남편은 40년간 한 번도 나를 비롯해서 아이들을 비교한 적이 없다. 이러한 노력이 아이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크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자식을 소유가 아닌 객관화시키기
아들을 결혼시킨 한 참가자는 “자식도 품안의 자식이다. 아들이 결혼 후 자기 아내만 챙기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는 생각에 속상하긴 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결혼한 자식이 자기 가족을 챙기고 잘 사는 것이 오히려 더 효도라는 생각이 들어 이제는 욕심과 관심을 내려놓고 내 삶에 치중하려고 애쓴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며느리와도 사이가 더 좋아졌다. 자식이 큰 뒤로 거리를 두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므로 자녀가 어릴 때부터 부모와 자식 간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날 워킹 맘 통 큰 수다에 참여한 또 다른 참가자들도 “맞다! 어릴 때부터 아이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꾸 간섭하다보면 아이의 삶이 부모의 의해 좌지우지되고 결혼 후에는 파탄의 요인이 되기도 하더라. 시어머니가 자꾸 참견하고 이래저 저래라 하면 기분 좋은 며느리가 어디에 있냐. 시어머니들도 의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들 친구들 사이에서 멋진 시어머니로 뽑혔다는 한 참가자는 “악독한 시어머니 전에 악독한 며느리도 없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들이 집안 일을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걸 가지고 며느리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서운해 하면 안 된다. 아들들이 적극적으로 집안일과 아이 키우는 문제에 관여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훈련을 시키는 것은 물론 결혼해서도 자꾸 알려줘야 한다. 시어어머니가 며느리 입장을 이해해주고 적극 도와줄 때, 며느리도 마음을 열고 편안히 다가온다. 이는 결국 내 아들이 편안하게 잘 사는 방법이므로 시어머니도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아이 한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세상이 험하기도 하고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당연시 되다보니 내 집 앞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것이 현실. 그러다보니 아이는 두 여자의 희생(아이 엄마나 친정 엄마)이 없으면 키울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우리’라는 의식으로 지역 주민과의 소통은 물론 워킹맘들의 육아 및 교육 문제를 해결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참가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일하는 엄마에게 협조자는 절대적이다. 나 역시 쉬지 않고 일을 했던 워킹 맘으로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이웃 아주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낼 정도로 사이가 돈독한데 믿을 수 있는 이웃만 잘 만난다면 가족보다 훨씬 장점이 많은 것 같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웃끼리 왕래가 전혀 없다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몇 층에 사냐고 물어보는 것도 실례가 된다. 서로 얼굴을 모르니 늦은 시간 젊은 남자와 할아버지 등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무서울 때도 있다. 아파트마다 반상회도 없어져서 서로를 알 길은 더더욱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아파트 내에서 활발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참가자는 “이제는 ‘우리’라는 의식을 가지고 아파트 내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해야할 것 같다. 그래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워킹 맘과 일과 봉사로 노후를 보내려는 신 중년과의 연결도 가능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아닌 남과 더불어 산다는 배려심과 이해심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보겠다”
이야기를 쭉 듣던 한 참가자는 “만약 우리 아파트 내에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워킹 맘이 있다면 내가 직접 나서서 돌봐주겠다. 내가 사는 공동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