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양측은 오는 21일 TV토론 실시에 합의하고, 20일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안 후보 측 하승창 대외협력실장을 각각 팀장으로 한 양측 단일화 실무단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8시간여에 걸쳐 비공개 룰협상을 진행했으나 난항을 겪었다.
양측은 여론조사를 기본 방식으로 하고 여기에 새로운 `+α'를 추가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한다는 예상을 깨고 국민참여 방식을 가미한 `여론조사+α' 방식을 제시했으나 문 후보 측이 난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문 후보는 국민참여가 가미된 방식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안 후보 측이 제시한 `+α'는 배심원제와 공론조사를 절충한 것'으로, 양측이 50대50 비율로 야권 지지층을 모으고 TV토론을 시청하게 한 뒤 랜덤투표를 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해 배심원제의 `과다대표성' 단점을 극복하면서 TV토론으로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안 후보 측은 세부 실행 방식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가 희망한 국민참여 방식을 가미한 룰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며 "문 후보 측이 전략적으로 여론조사 방식을 고수해 `결국 안 후보가 유리한 방식대로 룰이 결정됐고 문 후보는 통큰 양보를 했다'고 선전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이 같은 `여론조사+α' 방식을 수용할 수는 있으나 세부 실행 방식에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큰 틀의 방식은 뭐든 상관없지만 납득하기 힘든 디테일까지 얹어 받으라고 하면 어떻게 그대로 받을 수 있겠는가"라며 "이렇게 하려면 실무협상팀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 후보 측이 `함구' 합의를 깨고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한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안 후보 측이 합의를 깨고 이런저런 언론플레이를 한다면 이는 중대한 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그러나 `대선후보 등록(25∼26일) 전 단일화' 합의 시한이 임박한 만큼 늦어도 20일 단일화 룰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룰 전쟁'이 가열되면서 두 후보간 기싸움도 치열했다.
문 후보는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저는 개인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 후보, 100만 국민선거인단이 선출한 후보라 사실상 양보가 불가능하다"며 "독단적 양보는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오후 강서구 KBS 스포츠월드 제1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의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이 "문 후보에게 단일후보직을 양보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