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신호기고장 4일 동안 몰라
총체적 안보불감증 드러나
지하철 신호기고장 4일 동안 몰라
총체적 안보불감증 드러나
  • 용인종합뉴스
  • 승인 2014.05.0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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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서울시는 3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원인을 신호기 고장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신호기는 지난달 29일 데이터 수정 후 오류가 발생했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해 나흘간 해당 구간을 지나는 하루 550대의 열차가 사고 위험에 노출된 채 승객들을 실어 나른 것으로 확인됐다.사고를 처음 신고한 사람은 시민이었고, 공식적인 승객 대피 안내방송은 사고 7분 후부터 이뤄졌으며 사고 30분 후 모든 승객이 대피했다.서울시는 사고 구간에선 당분간 저속 운행하고 경보음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며, 부상자에게는 치료비를 전액 지원키로 했다.
서울시는 브리핑에서 사고 당시 상왕십리역 승강장 진입 전 설치된 신호기 2개가 신호를 잘못 표시했다고 밝혔다. 정상 상태라면 상왕십리역에 열차가 정차한 경우, 신호기 3개가 후속열차 기준으로 '주의·정지·정지' 순으로 표시돼야 하지만 전날 사고 때는 '진행·진행·정지' 순으로 표시됐다.
박원순시장 사고현장 도착
원칙적으로 신호기가 '정지'나 '주의'로 작동되면 열차자동 정지장치(ATS)가 작동하지만 '진행'으로 표시되면 작동을 하지 않는다.사고 당일도 2개 신호기가 '진행'으로 표시됐기 때문에 ATS가 작동하지 않았고, 기관사가 마지막 신호기의 '정지' 표시를 보고서야 급히 브레이크를 잡았다. 사고 전 후속 열차 운행 속도는 68㎞/h였으며, 비상제동을 걸었지만 제동거리 부족으로 앞 열차와 추돌했다. 추돌 당시 후속 열차의 속도는 15㎞/h였다. 비상제동 후에도 열차는 128m를 더 나아갔다.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 후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지하철도 특별 점검했지만, 신호기는 일상점검 대상이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그러나 매일 점검에서도 신호기 오류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나흘간 방치됐다.오류가 난 신호기들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 승인 후, 이날 오전 4시 25분에 완전히 복구됐으며, 최종 사고 원인은 국토부에서 밝힌다.
최초 신고는 사고 당일 오후 3시 30분에 시민이 119에 접수했으며, 관제소는 3시 32분에 승강장의 비상 통화 장치를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추돌한 후속열차의 차장은 3시 31분 “앞 열차와 안전거리를 유지 한다”고 방송했고, 3시 32분에는 “상황파악 후 다시 안내방송을 하겠다.”고 알렸다.그러나 앞 차량은 승무원이 객실로 이동하면서 육성으로 승객 대피를 유도했다.

3시 34분에 상왕십리역 외선 승강장에 정차해있던 외선 열차 승무원이 사고가 난 두 열차의 상태를 관제소에 다시 보고했으며, 외선 열차의 승객이 내린 후 외선 운행이 중지됐다.추돌한 후속 열차의 승무원은 관제소로부터 외선 열차가 정지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고 발생 7분 후인 3시 37분에 대피 방송을 하면서 객실 출입문을 열어 승객을 대피시켰다.앞서 3시 35분부터는 부역장이 역사 내 안내방송을 했으며 3시 43분부터는 모든 역사에 방송이 됐다.

메트롤 압수수색
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와 사고 현장인 성동구 상왕십리역 사무실, 군자 차량기지 내 사고 열차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고 열차의 운행기록이 담긴 블랙박스를 비롯해 CC(폐쇄회로)TV, 운행일지, 무전 교신 내용, 사고 차량의 안전 점검 일지 등을 확보해 분석중이다.경찰은 또한 상왕십리역에 정차해 있던 2258 열차 차장 황모(27)씨와 기관사 박모(49)씨를 조사했으며, 후행열차인 2260 열차 차장 곽모(55)씨도 이날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후행열차 기관사 엄모(46)씨의 경우 오른쪽 어깨가 탈골돼, 국립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라 상태가 호전되면 방문 조사 등을 할 방침이다.서울지하철 2호선은 기관사와 차장 2인이 탑승하며, 기관사는 열차 운행을 맡고 차장은 출입문 개폐, 스크린도어 확인, 안내 방송 등을 담당한다.경찰은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대피 과정 등에 대한 진술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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