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경찰서 경찰관, 청소년문제 기고
동부경찰서 경찰관, 청소년문제 기고
  • 천홍석 기자
  • 승인 2012.02.2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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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일탈행동 비난보단 먼저 이해를”


용인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계 정일용 경관은 청소년의 일탈행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고를 했다.

정일용 경관
올해 왕따 등 학교폭력 피해로 졸업을 앞 둔 청소년의 자살이 기사화 되면서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관계기관은 급작스레 해법을 내놓느라 여념이 없어 보이지만 정작 뚜렷한 대책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도 그 동안 우리사회가 학교폭력을 있어도 없는 척, 알아도 모르는 척 방관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청소년의 일탈은 으레 사춘기에 찾아오는 봄바람과도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열병으로 인식해왔지만 청소년의 사망이유 중 자살이 상당한 순위를 차지하는 등의 조사결과를 본다면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탈을 일삼는 청소년을 비행청소년이라 부르며 별도의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비행청소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인이 될 때 까지 청소년의 뇌는 신생아로 태어났을 때 이후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각 부위에 따라 각각 담당하는 고유 기능이 있는데, 청소년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뇌 중앙 깊숙이 감성을 담당하는 편도체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놀다가 밤늦게 귀가하는 자녀에게 늦은 밤은 위험하므로 좀 더 일찍 귀가할 것을 당부하는 부모의 염려스러운 당부에 청소년 시기의 자녀는 벌컥 화를 내기 일쑤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자녀는 자신을 믿지 못한다며 부모를 나무라고 반항적 행동을 보일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행동은 청소년 시기의 뇌가 부모의 염려를 감성적 판단을 하는 편도체로 인식하여 자신을 비난하는 의미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즉 자녀가 성인이었다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전전두엽을 이용하여 판단해서 부모가 자신을 걱정하는 의미로 이해하겠지만 청소년기는 아직 뇌 성장이 지속하고 불안정한 상태이고 감성을 담당하는 편도체에 의존된 사고를 하므로 비꼬아 판단하게 된다. 성인의 대화와 청소년의 대화는 의미를 이해하는 뇌 부위가 달라 서로 오해 섞인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성인은 근본적으로 청소년의 이해 못 할 행동에 비행청소년이란 낙인보다 그들의 현재 상태가 어쩔 수 없는 모습임을 이해해야 한다.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청소년과 대화가 가능할 것이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다. 그래야 그들의 문제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성인도 한 때는 사춘기를 겪던 청소년이었고 이전 세대들로부터 이유없는 낙인을 받아왔던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러니 우리가 그들을 이해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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